보도자료

제목 "상속기부는 내 가족과 사회의 연결고리"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03-26

‘생애 마무리 문화혁신을 위한 정책 세미나’ 개최

‘가족중심 상속과 기부문화 ’라는 담론 중심 발표

[미디어SR 권해솜 객원기자]
 

왼쪽부터 이나빈 연구원, 박소정 서울대 BK연구교수, 윤민석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강명구 서울대 명예교수, 원혜영 (사)웰다잉시민운동 공동대표,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소순무 한국후견인협회 회장. (사)웰다잉시민운동 유튜브 채널 캡처 https://youtu.be/Cbx3dVjU_3k
왼쪽부터 이나빈 연구원, 박소정 서울대 BK연구교수, 윤민석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강명구 서울대 명예교수, 원혜영 (사)웰다잉시민운동 공동대표,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소순무 한국후견인협회 회장. (사)웰다잉시민운동 유튜브 채널 캡처 https://youtu.be/Cbx3dVjU_3k

 


사람은 누구나 잘 먹고 잘살고 싶어 한다. 살아 있는 동안의 주관심사는 나와 내 가족의 안녕, 부의 축적이다. 그런데 죽음 앞에서는 늘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 그 또한 삶의 중요한 부분인데 말이다. 세상과 이별할 때 모든 일 처리는 남아 있는 가족의 몫이고, 유산은 의심의 여지없이 자손에게 상속된다. 전통적 사고방식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요즘, 조금은 다른 기류가 우리 사회에 흐르고 있다. 이른바 웰다잉의 시대. 한세상 잘 살았으니 마무리까지 잘하고 가자는 분위기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1일, (사)웰다잉시민운동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생애 마무리 문화혁신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 주목하게 된다. ‘웰다잉’이라는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한 각 분야  리더의 연대와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연구원, (사)웰다잉시민운동, 국회 존엄한 삶을 위한 웰다잉 연구회 공동 주최로 열린 세미나는 ‘가족중심 상속과 기부문화 : 우리는 왜 가족 중심으로 상속하는가?'’라는 주제 발표와 종합 토론으로 진행됐다. 가족의 구조와 의미가 바뀌고 있으니 ‘유산 상속’이 아닌 ‘유산 기부’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졌다. 


원혜영 (사)웰다잉시민운동 공동대표(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가 사회를 맡은 세미나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양경숙 의원(국회 존엄한 삶을 위한 웰다잉 연구회), 서영석 의원(국회 존엄한 삶을 위한 웰다잉 연구회 연구책임)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참석했다. 


박소정 서울대 BK연구교수, 이나빈 한국트라우마연구교육원 수석책임연구원, 강명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가족 중심 상속문화'’에 관한 연구 발표를 했다. 이어 윤민석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김희정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소순무 한국후견인협회 회장,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순서로 종합토론에 나섰다. 


(사)웰다잉시민운동 유튜브 채널 캡처 https://youtu.be/Cbx3dVjU_3k
(사)웰다잉시민운동 유튜브 채널 캡처 https://youtu.be/Cbx3dVjU_3k

 

 


주제 발표에 앞서 김민석 의원은 축사를 통해 "(사)웰다잉시민운동 공동대표인 원혜영 전 의원의 영향으로 웰다잉 시민운동에 대해서 잘 알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국회에서도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다뤄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경숙 의원은 “우리나라 통계자료를 보니 상속재산은 줄고, 증여세가 대폭 강화되는 추세”라며 “사회 약자, 취약계층과 국가공동체 발전을 위한 상세협력연대를 위한 기부에는 점점 인색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의원은 이어 “문화적인 변화에 앞장서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으로 참석한 서영석 의원(국회 존엄한 삶을 위한 웰다잉 연구회)은 “이 세상에서 죽음만큼 확실한 것이 없다”는 톨스토이의 어록을 소개하면서 “사람은 겨우살이는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고 있지 않다”며 웰다잉문화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 의원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웰다잉 관련 법과 정책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웰다잉시민운동 유튜브 채널 캡처 https://youtu.be/Cbx3dVjU_3k
(사)웰다잉시민운동 유튜브 채널 캡처 https://youtu.be/Cbx3dVjU_3k

 


내 것을 남에게 물려주면 아직도 ‘특이한 일’

‘한국의 가족주의와 유산 및 유언 문화’라는 주제로 발표한 박소정 서울대 BK연구교수는 한국 가족주의의 뿌리는 조선 성리학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개인의 생명은 부모 및 조상으로부터 비롯됐고, 후손을 통해 지속했다. 서구에서 가족의 기능은 근대화를 겪으면서 개인주의가 강해졌지만, 한국은 압축성장을 통해 가족의 가치가 더 두터워졌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최근 전통적인 가족관계에서 당연시 되던 규범이 서서히 무너져감에 따라 자식의 책무였던 부모 돌봄과 부양이 구속력을 점차 잃어가고, 부모세대도 경제적 신체적 공간적 독립을 희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도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유산과 상속의 의미는 “지극히 전통적이고 틀에 박혀 있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비일상적 사건이 뉴스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했을 때 비혈연관계의 상속, 조건부 상속, 상속 포기 등이 이례적 사례로 꾸준히 보도되고 있다. 유산 기부에 대한 관심이 시니어들 사이에서 부쩍 높아진 것에 비해 아직도 정보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한국의 유언문화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언론에 비친 유언은 억울함의 표현 혹은 죽기 전 폭로가 담긴 글로 대변됐다. 혹은 유산 분배와 관련한 법적 효력 등에 대한 경제적 마무리의 중요한 요소로 꼽혀왔다.

1990년대를 지나면서 유언 신탁이나 화장 운동 등 생애 마무리 과정에 대한 주도권논쟁이 일면서 개인이 생전에 져야 할 마지막 의무로서의 '유언'의 중요성이 부각되게 됐다.

박 교수는 서울지역의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두드려졌다고 설명했다. 시니어들의 생각을 정리하면 아래처럼 표현할 수있을 것이다. 

"상속’은 부모의 도리이며 ‘가족 상속’은 당연하다, 유산의 사회 환원은 부자나 하는 일이다, 기부단체들을 믿기 어렵다. 자식세대 걱정 때문에라도 가족 상속을 고수할 것이며, 유언 또한 자식에게 하되 장례만큼은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치러졌으면 좋겠다...."

이 같은 인식을 종합해 볼때 자식 중심의 생애 마무리 문화는 뿌리가 매우 깊으며 사회적 관계를 마무리할 때도 정보 부족에 대안적 상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박 교수의 진단이다.

이나빈 한국트라우마연구교육원 수석책임연구원이 발표한 ‘가족 중심의 유산 상속 문화의 분석’ 조사에서도 박 교수의 연구 내용과 비슷한 흐름이 엿보인다. 서울 거주 60, 70대 6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향후 “배우자와 자녀에게 상속하겠다”는 사람은 352명으로 절반이 넘는 58.7%였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가족이 잘사는 것이 나의 도리와 책임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유언 또한 재산을 처분하기 위한 용도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읽혀졌다.

(사)웰다잉시민운동 유튜브 채널 캡처 https://youtu.be/Cbx3dVjU_3k
(사)웰다잉시민운동 유튜브 채널 캡처 https://youtu.be/Cbx3dVjU_3k

 


마지막 발표자인 강명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 실천으로 유산상속 문화’를 주제로 ‘생애 마무리 문화의 실천과 혁신을 위한 정책 연구’ 결과에 대해 총평을 했다.

강 명예교수는 "재산을 사회 환원하겠다는 의사는 극소수인 1.6%에 불과했다”며 “근대화 과정에서 형성된 가족 중심주의가 강력한 가치체계이며 ‘마음의 습속(習俗, 특정 사회가 공유하는 의식, 문화와 같은 정신적 층위 및 일상생활의 경험과 실천, 습관을 포괄하는 개념)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 교수는 "가족을 중시하는 물질적 가치체계가 상속과 기부를 가르는 장애 요소가 아니라 가족과 사회를 연결하는 가치가 될 수 있도록 '닫힌 가족’이 아닌 '열린 가족주의'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1인가구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혈연관계를 넘어 공동체를 가족 영역으로 인식하는 문화 혁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많은 시민단체가 유서 쓰기, 생애보, 조문보 쓰기 등의 활동을 전개하지만, 여전히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 강교수의 진단이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2017년 1월 '서울특별시 웰다잉 문화조성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지만 좋은 죽음 및 ‘생애’ 마무리 문화 조성이라기보다는 호스피스나 연명의료 결정제도, 장례 문화 등 ‘생명’ 마무리로 제한되어 있다고 그는 꼬집기도 했다.

따라서 종합적 정책 추진이 가능한 협의 체계의 운영, 유산 기부문화 조성을 위한 홍보 및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 강교수의 지론이다.  강 교수는 시니어가 사회적 관계 마무리 문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좋은 죽음의 의미를 성찰하고 생애 마무리 문화의 대안적 의미를 제시하는 캠페인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결국 “법과 제도, 개인과 집단의 실천을 통해 생애 마무리 문화라는 광맥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산기부 하는 분위기, 법·제도 뒷받침 필요

토론자로 참여한 윤민석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가 되고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이 강조되면서 노인의 인식이 바뀌었던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위원은 시 정책이 아니라 대안적 캠페인을 통해 웰다잉 운동이 전개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는 "유언, 유서 쓰기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중앙정부 차원의 관련 근거법이 있어야 서울시도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금은 노인복지법이나 의료법에 웰다잉 관련 조항이 없어 시 차원에서의 사업이 어려워 현실적으로는 현안에 대처하기에도 쉽지 않다는 것이 그의 판단인 셈이다.  

(사)웰다잉시민운동 유튜브 채널 캡처 https://youtu.be/Cbx3dVjU_3k
(사)웰다잉시민운동 유튜브 채널 캡처 https://youtu.be/Cbx3dVjU_3k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의 피상속인 연령이 60대를 넘었다고 한다”며 유산 기부가 가족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 사무총장은 “우리나라는 유산기부 인식과 제도가 낙후해 실적이 미미한데, 2018년 기준 국가 전체 모금액 중 3%대(미국은 8%대)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산기부에 대한 인식이 낮고 유언장 효력과 세금 등 유산 기부를 뒷받침할 만한 법적 시스템이 미비한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한국자선단체협의회가 전국 만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유산 기부에 따르면 26.3%가 유산기부 의향이 있으며, 51.6%는 상속세 감면 등 유산기부법이 제정되면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선뜻 유산기부에 나설 수 있는 법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폐회 인사말을 통해 강명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법 제도를 바꾸는 것, 문화 실천 미시적 실천으로 캠페인을 하는 것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웰다잉 문화 조성은 멀고도 힘든 시대적 과제라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생애 마무리 문화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 미디어SR(ww.mediasr.co.kr/news/articleView.html?idxno=67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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